복지 정책을 확대하려면 예산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건 상식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세금을 더 내더라도 복지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전체의 절반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미래 보건복지 방향 설정과 정책 개발에 관한 연구' 보고에 

따르면 '세금 인상을 하더라도 복지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전체의 

40%로 나타났다. 


26%는 '복지 수준이 낮아도 세금을 더 인하해야 한다', 25.4%는 현재의 세금 수준과 

복지 수준이 적정하다'고 각각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전국 16개 광역시도 만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그럼에도 정부의 보건복지 혜택에 대해 응답자의 18.5%(매우 만족 1.9%, 만족 16.5%)만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28.2%(매우 불만 3.5%, 불만 24.7%)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으

며 나머지 44.9%는 '보통'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는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복지 제도에 별로 만족하지 않으면서도 복지 확대를 위

한 증세에는 10명 중 6명이 부정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복지 확대는 필요하지만 

내가 내는 세금으로 하기는 싫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이다. 는 우리 사회에서 복

지와 관련한 합리적인 토론과 대국민 설득 작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하겠다. 복지 제도

는 내가 세금으로 부담하는 돈을 결국 나중에 내가 받는다는 국민적 인식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그동안 정부의 복지 제도를 국민이 별로 체감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정부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국민이 필요로 하는 복지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긁어주는 맞춤형 복지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복지 

부분에서 새는 예산을 파악해 이를 바로잡는 노력도 함께 펼쳐야 한다. 이번 조사 결과

가 우리 사회에서 '복지는 부담하는 만큼 돌아온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