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여성이 높지만 실제 자살률은 남성이 두배

일상생활의 어려움, 남성노인이 여성노인의 3배나

사회적 지지 높여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남성 독거노인들은 여성노인들보다 일상생활에서 3배 이상 어려움을 느끼며, 친구·이웃 등 사회적 지지가 낮을수록 자살충동을 더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성노인들의 자살충동을 완화하려면 단순히 신체적인 돌봄 서비스에 그치지 말고 ‘친구 만들기’ 등을 통해 ‘닫힌 공동체로부터 열린 공동체’로 삶의 환경을 변화시켜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성균관대 한창근 교수, 조용운 연구원의 ‘영구임대주택 남성독거노인의 우울증과 자살충동’ 공동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연구는 2013년 2월 기준 서울시 노원구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총 347명의 남성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실태조사에 기반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가구주가 60대 이상이면서 혼자 사는 가구는 2012년 현재 147만 가구로 같은 연령대 전체 가구의 34.5%나 된다. 2035년엔 2012년 대비 2.8배인 410만 가구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영구임대아파트는 이웃과의 단절로 인한 고독감과 소외감이 적지 않으며, 남성 독거노인은 여성 노인보다 일상생활에서 더 취약하다. 2012년 보사연 보고서에 의하면, 남성 고령자의 경우 식사와 청소 등 일상생활문제 처리 능력이 부족해 여성 고령자에 견주어 생활상의 어려움이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대상인 노원 영구임대아파트 남성독거노인의 평균연령은 약 73세였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53.0%)이 ‘종교를 가지고 있다’라고 응답했으며, 홀로 산 기간은 평균 약 15년 정도였다.

소득, 자산, 부채 등 이들의 현재 경제상황은 우려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수입원이 다른 연령층에 매우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부채액이 소득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현실은 자살 충동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1개월 간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든지 죽었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습니까?’, ‘지난 1개월 간 자살을 계획했습니까?’, ‘평생 동안 자살시도를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습니까?’ 등 총 6개의 자살충동 질문 대해 평균 한 번은 “그렇다”고 답변했다.

남성독거노인들이 특히 위험한 것은 남성이 여성보다 자살 실행률이 높아서다. 한 실증적연구에 의하면,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모든 연령층에서 약 2배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실제 자살률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2배 높았다.

남성독거노인의 자살충동을 완화하고 긍정적인 삶으로 전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창근 교수는 “동일한 우울 상태를 경험하고 있는 남성노인이라도 사회적 지지가 높을 경우, 자살충동을 완화시킬 수 있다”면서 “독거노인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공동체와의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장치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남성독거노인의 생활자립을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독거노인들이 공동 거주하는 ‘9988공동가정’, 청년 대학생들과 동거를 통한 정서적 가족의 형성, 독거노인 친구 만들기 등을 좋은 사례로 들었다.

출처 : 백세시대 조종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