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50살이 넘으면 자신의 몸매에, 60살이 넘으면 자신의 뇌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는 금언을 들은 적이 있다.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내 차를 찾지못해 두리번거리는 일은 가끔 겪지만 만일 차를 갖고왔는지조차 기억이 희미하다면, 이는 정상적 노화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정상인지기능은 아니지만 치매에 해당할 정도로 심한 증상이 아닌 중간 단계의 환자들을 설명하기위해 현재는 주관적 인지장애,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 신경심리검사를 해보면 치매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동년배에 비해 인지기능이 떨어진 것이 확인된다. 이런 경도인지장애는 시간이 지나면서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정상노인에 비해 월등히 높으므로 조기발견하여 여러 위험인자에 대한 검사 및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뇌 건강을 위한 좋은 습관은 익히 알고있듯이 고혈압, 당뇨등 만성질환의 관리를 기본으로 금연, 금주, 충분한 영양, 지속적인 사회활동, 꾸준한 유산소운동등이 추천된다. 걷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이 기억력을 높이는데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고 운동이 신경세포의 재생에도 도움이 될 뿐아니라 심박출량을 증가시켜 혈액순환개선과 노폐물제거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만성수면장애가 있는 사람들에서 기억장애나 치매와 같은 질환이 많이 발견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학생들의 경우에도 충분한 수면을 취할 때 기억이 견고해지는 것처럼 잠을 잘 자는 것도 인지기능유지, 치매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또 반복적 학습, 지속적인 정신활동으로 두뇌를 활성화시키는 좋은 뇌 생활습관을 유지함으로써 인지예비능을 키우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다.

연령관련 인지저하나 경도인지장애가 의심되는 환자들에게는 인지훈련 및 재활프로그램이 실시 된다. 운동치료, 음악치료, 원예 및 미술치료 이외에도 기억력증진을 위한 인지재활치료로서 반복학습, 보조물이용교육, 시간차 회상훈련, 실수배제학습등 기억훈련이 시행된다. 또 메타기억훈련법 등을 통해 치매예방차원의 인지기능향상을 위한 재활훈련 등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기억력을 숲속의 오솔길이라 생각해보자. 길을 많이 이용하지 않으면 수풀에 가로막혀 없어지지만 많이 왕래하면 넓어지고 탄탄해지듯이 우리의 뇌도 기억과 기억사이를 많이 왕래할수록 그 길은 더 넓어지고 튼튼해질 것이다. 시간이 지나 숲속 나무들 숫자가 줄어들 수 있듯이, 기억을 담당하는 세포들도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겠지만 자주 드나들었던 기억의 길은 쉽사리 잊히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가 인지훈련을 해야 할 이유이다. 노인들에게 적절한 인지자극은 치매의 발생을 막을 수 있고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료적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으며, 다양하고 자극적인 환경을 경험시키고 동기를 유발시킴으로써 인지예비능의 확대뿐아니라 노인층의 우울감해소 및 자발적 행동을 유도하는 등, 노령의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대전일보 - 송명자 대전시립 제1노인전문병원 진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