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보이스피싱으로 연결돼 농촌지역 노인 등이 속아 넘어갈 우려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합천에서는 70대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평생 힘들게 모은 돈을 날릴 뻔하다 은행 직원의 기지로 피해를 막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3일 황모 할머니는 “고객님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즉시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 OO계좌로 송금하세요”라는 전화를 받고 급히 은행을 찾아 계좌이체를 요청했다.

할머니의 다급한 모습에 이상한 낌새를 챈 농협 합천군지부 김갑숙·유준열 팀장은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하고 기지를 발휘했다. 응접실로 할머니를 안내해 시간을 지연시키고 경찰관 내방을 요청해 피해를 막았다.

합천군지부의 한 관계자는 “할머니가 그대로 이체했을 경우 전 재산 3억여 원이 넘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어르신들이 많은 지역이어서 은행을 찾는 사람들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지만 본인 스스로 쉽게 속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합천 쌍백농협에서 보이스피싱을 막은 사례도 이와 유사하다.

6000만 원을 이체하려다 농협직원의 기지로 막은 것도 범인이 알려준 계좌번호로 예금을 이체하려다 벌어진 것이다.

당시 축산업을 하는 정모(59) 씨는 지난달 15일 “어디서 전화가 와 내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갈 위험이 있다고 해서 이체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는 정보유출과 함께 활개치는 보이스피싱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메일·스미싱문자 등을 통해 신종 사기가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 정보 유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기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농촌지역 노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남신문 - 전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