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받는 노인 갈수록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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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받는 노인 갈수록 늘어나...' 어느 신문에 실린 머릿기사이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지난 해 7월 경기도 성남시 경기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이하 ‘노인보호전문기관’)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거동이 불편한 70대 노인이 수개월째 방치돼 있다는 전화였다.

노인보호기관 소속 사회복지사들이 곧바로 달려간 현장은 충격적이었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김모(당시 73세)

할아버지는 20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누워만 있었다. 대소변을 처리하지 못해 집안에는 악취가

진동했다. 김 할아버지는 최소 6개월 동안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해 심각한 영양섭취 부족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노인보호기관은 김 할아버지의 가족들이 방임 학대한 것으로 판단했다.

가족들을 찾았지만 아들 2명 모두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가족들의 정상적인 보살핌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사회복지사들은 김 할아버지를 기초수급대상자로 지정해 달라고 관련기관들에 호소했다.

간신히 김 할아버지는 수급대상자로 지정됐으나 바로 다음 날 세상을 떠났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연이 아닐 수 없다. ‘재가노인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텐데’

한숨이 절로 나왔다. 김 할아버지 같은 불상사를 미연에 막기 위해 ‘재가노인지원서비스’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010년 10월 ‘노인복지법시행규칙’에‘재가노인지원서비스’(제26조의 2)가 신설되었다. 재가노인지원서비스는

시설복지와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재가노인을 집(home)이나 지역사회(community) 차원에서 보호하고

서비스하는 것이다. 즉 가족이나 지역사회 주민, 그리고 전문적 서비스 인력에 의해 재가 혹은 지역사회

중심의 서비스를 전개하는 것(home & community care)을 의미한다.

지금 전라북도내 각 시군구에는 재가노인지원서비스 제공 기관이 50개소 있다. 이들은 ①장기요양급여 수급자

(방문요양, 방문목욕,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서비스 외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자), ②장기요양급여

수급자외의 기초수급권자 및 부양의무자로부터 적절한 부양을 받지 못하는 자로 나뉜다.

 

시군구 장이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워 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하다고 의뢰한 자들에게 지정시설의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가 일상생활지원(무료급식 및 밑반찬 서비스 등)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행정,

김장서비스, 이·미용서비스, 명절·생신서비스, 차량이송서비스, 장보기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시설의 사회복지사는 위기상황 또는 건강상태 악화가 예측되는 50명 이상의 대상자를 중점관리 대상자로

분류한다. 반기별 1회 이상 정기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서비스 제공 내역 및 대상자의 상태를 수시로 파악,

그 대상자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외에도 정서지원, 주거환경개선지원, 여가활동지원(나들이서비스), 상담지원, 교육지원(이용대상자,

보호자 및 지역주민 등)을 통한 다양한 내용으로 안전망 및 긴급지원네트웍 구축에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재가노인지원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어르신들은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를 친아들과 딸처럼

생각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그들을 통해서 만족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예컨대 전주시

송모 할머니는 요양보호사가 아니면 문을 열어 주지 않으신다. 담당 요양보호사는 방문했을 때 문이

열리지 않아 집에 안계시나 생각했다. 그 다음 날 찾아 갔으나 역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상하다 싶어 문을 따고 들어가 보았더니 할머니는 속옷 차림으로 정신을 잃은 채 베란다에 있었다.

신속히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셔 아무 일도 없게 했음은 물론이다.

앞의 김 할아버지도 재가노인지원서비스를 받았더라면 그런 불행한 일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가시지 않는다. 재가노인지원서비스가 확대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대상자와 예산 등의 지원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해본다.

 

고강영<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장수군협의회장>　

 

전북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