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지원책이 겉돌고 있다. 지원해야 할 시설과 기관은 많지만 지원해야할 자금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복지정책에 대한 재정 부담을 일선 지자체에 떠넘기다보니 형편이 어려운 지자체에선

아예 지원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추진중에 있는 사회복지시설 태양광발전설비 보급사업이

좋은 예다. 이 사업이 겉도는 것은 대책 없이 복지지원 생색내기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공무원적

발상이다. 도는 지난해부터 관내 경로당과 장애복지관, 어린이집 등 사회복지시설의 에너지 자립을 위해

태양광발전 설비 보급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도에서 지원하는 사업비는 고작 30%뿐이고 나머지 70%는

지자체 부담이다. 가뜩이나 살림이 어려운 지자체는 이같은 재정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다. 그나마 지원액이 적다보니 설치된 시설조차 용량이 부족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는 지난해부터 관내 29개 시·군 134곳의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도비 6억원, 시·군비 14억원을 들여 1개

시설당 최대 10㎾(1일 기준)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지원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에선 전기료를

아낄 수 있어 지원 요청이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70%에 달하는 지자체의 사업비 부담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시흥시와 과천시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포기상태다. 지자체의 재정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인

정책의 결과다. 시흥시는 국비도 제대로 못받는 처지에 시비로 메워야하는 사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소연이다. 이러다 보니 부족한 지원으로 절름발이가 된 시설도 있다. 매달 3만여㎾를 소비해야 하는 어느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지난해 태양광 발전 설비를 지원받았다. 그러나 발전 시설 용량이 겨우 800㎾로 실제

사용량에 크게 부족할뿐 아니라 특히 겨울철엔 일조량이 짧아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색만 내고

실제 복지시설 지원이라는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복지정책의 사각지대는 이뿐만이 아니다.

극심한 한파속에 지원되는 경로당 난방지원책도 지원책만 있고 사실상 혜택은 전무한 상태다.

복지시설 지원책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지자체별 재정 형편에 따라 들쑥날쑥하는 것도 문제다.

극히 일부분만 지원해주고 나머지는 지자체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의 사회복지정책은 시정돼야 한다.

목소리만 크다고 복지정책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