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느 해보다 겨울이 빨리 찾아온 것 같다. 추위는 해마다 더 매서워지고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의 마음은 얼음장처럼 차갑기만 하다. 방문 간호사들이 골목 곳곳을 찾아가 독거 어르신들의 건강을 살피며 온정을 전해 보려 노력하지만 여러모로 역부족이다. 요즘같이 날씨가 추워지면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을 찾아뵐 때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르신들이 차가운 바닥에서 주무시거나 생활하시다 보면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은 물론 약국의 문턱조차 넘기 힘들다.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 후 영양사나 운동치료사를 연결해 드리거나 병원·보건소에서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리지만 임시방편의 치료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늘 안타깝다.

특히 증상이 있어도 방치하거나 치료 시기를 놓쳐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게 골다공증성 골절이다. 실제 많은 어르신이 골다공증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생각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오랜 기간 방치하다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하곤 한다. 이렇게 골절이 발생하면 심각한 통증과 함께 거동이 불편해져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골절이 한 번 발생하면 추가 골절의 위험도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독거 노인의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다 보니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적절한 골다공증 치료를 받지 못해 추가 골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수술·간병비 부담 때문에 치료 자체를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신체적 고통에 심리적 고통까지 가중된 어르신들은 골절로 인해 심신이 쇠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거동이 불편해 누워서 생활하면서 순환기·호흡기·소화기계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보건의료복지 정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현장에서 실감하지만, 어르신들의 질환의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의료복지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증 골다공증을 앓는 어르신들의 추가 골절 예방을 위한 의료 보장성 강화에 정책적 관심이 기울여지면 좋겠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어르신이 골절로 인한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 더욱 활기찬 노년의 모습으로 건강히 겨울을 나실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