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노인 위한 복지지출 ‘소비’ 아냐…증세 등 세제 및 재정개혁 고민해야”

우리나라의 노인들은 가장 오래 일하고도 낮은 복지 수준으로 인해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OECD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의 복지와 재정지원 후 소득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7.2%로 OECD 최하위로 드러났다. OECD 평균 11.8%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을 일렬로 정렬한 상태에서 중위소득의 50% 미만 소득 인구 비중을 말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빈곤인구가 많다는 의미다.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등 1차적 소득을 의미하는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했을 때 우리 노인들의 상대적 빈곤율은 58.4%로 OECD 평균인 73.4%보다 낮았다. 하지만 시장소득에서 각종 연금과 정부의 재정 지원 등 공적 소득을 합산한 후 세금 등 공적지출을 공제한 소득을 의미하는 사후소득을 따지게 되면 우리나라 노인들의 빈곤율은 심각한 수치를 보였다. OECD 국가들은 노인 복지 등을 통해 시장소득에 따른 노인 빈곤율을 평균 61.9%포인트나 감소시켰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11.2%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쳤다. 그만큼 노인 복지가 취약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인인구의 시장빈곤율이 주요 국가들보다 낮은 이유는 노인인구의 높은 고용률 때문이다. 65세 노인인구의 고용률은 유럽국가의 경우 4.6%에 불과하고 OECD 평균도 12.3%에 그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30.1%에 달한다. 보편적 복지와 연금 제도가 발달한 복지선진국과 달리 복지제도가 미비한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들이 은퇴하지 못하고 계속 일자리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뿐만 아니라 전체 인구 빈곤율의 개선 효과도 OECD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의 상대적 빈곤율은 17.3%로 OECD 평균 28.8%보다 낮다. 하지만 정부의 복지지출 등을 통한 사후소득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의 빈곤율은 14.9%로 OECD 평균인 10.6%보다 높았다. 특히 OECD 주요국가들은 복지제도를 통해 시장소득 빈곤율을 평균 18.2%포인트나 감소시켰다. 반면 우리나라는 2.4%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용섭 의원은 “우리나라 노인들은 가장 오래 일하고도 복지와 연금제도의 부족으로 빈곤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정부가 기초노령연금의 확대 등 빈곤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노인들에 대해 더 많은 복지지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부자와 대기업에 대해서는 천문학적인 감세를 통해 지원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빈곤율과 자살률에 시달리는 노인들에 대한 복지지출에 대해서는 소비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급격한 고령화에 대비해 복지 확충과 연금제도 발전 외에도 ‘적정부담 적정복지’를 위한 재정규모 적정화와 증세 등 세제와 재정 개혁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사회적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