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는 노인에 대한 공경과 3세대 이상의 대가족이 함께 사는 것에 매우 큰 가치를 둔다. 동경 외곽의 한 시설은 지난 50년 동안 이러한 가치를 최대한 창출해내고 있었다. 1962년 일본 동경 외곽에 위치한 에도가와시에 전형적인 요양원으로 설립된 ‘고토엔’은 요양원, 재가요양보호센터, 유치원, 어린이 데이케어센터를 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지역은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이며, 이에 비해 노동인구 비율은 매우 낮다. 정부는 노동인구 유치를 위해 어린이 무상 케어를 도입했고, 젊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많이 옮겨오면서 인구 구성이 바뀌게 되었다.

뜰과 정원이 있는 4층짜리 건물의 이 시설은 두 가지 모토가 있다. ‘접촉, 맞닿음’이라는 뜻의 触れ合い(후레아이)와 ‘대가족’이라는 뜻의 大家族(다이카소쿠)인데, ‘코토엔’의 대표이사인 케이코 수기(Keiko Sugi)에 따르면 이는 시설의 모든 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코토엔’은 수기家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여러 세대를 거쳐 관리되어 왔다. 대표이사와 에우치 수기(Euchi Sugi) 이사장을 제외하고도 수기家의 두 아들이 노년학자로 시설 내의 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고 있다.

‘코토엔’의 다세대 컨셉은 우연한 기회로 진화의 과정을 걷는다. 1976년 원래의 재가요양보호센터가 자리잡고 있었던 부지에 유치원이 설립되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두 시설은 연합 활동이나 이벤트를 같이 열게 되었고 1987년에는 두 개의 시설이 하나의 단체로 합병되었다. 케이코 수기 대표는 기반 다지기가 어느 정도 된 후에 합병이 가능했다고 믿는다. 유치원과 재가센터의 직원들은 노인에 대한 공경심을 키워주고 싶었고, 나이가 들면 약하고 독립적이지 못해진다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주고 싶었다고 한다. 초반에는 어르신의 질병이 어린아이들에게 옮거나, 아이들의 병이 어르신들에게 옮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에 두 시설을 분리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보건노동복지부와 동경시청은 결국 ‘고토엔’의 모델을 수용했고, 현재 일본의 여러 지역에서 벤치마킹하는 성공적인 모델이 되었다.

‘고토엔’은 어르신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최대한 액티브하게 살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어르신과 아이들, 그리고 몸이 불편한 어르신과 아이가 모두 함께 참여하는 일일 아침운동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또한 운동이 끝난 후 어르신과 아이들은 악수를 하고 산책이나 보드게임 등 각자가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활동을 하기 위해 헤어진다. 평일에는 어르신이 아이들에게 전래동화를 들려주는 시간도 있다.

이러한 다세대 컨셉을 가진 시설이 일본에서는 매우 많아졌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시설은 매우 나이가 많은 어르신과 아주 어린 아이를 돌봐야 하는 니즈를 통합함으로 인해 두 세대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수 있다. ‘고토엔’은 최근 정신적, 신체적 장애인들까지 케어 서비스를 확대했으며, 3세대, 4세대에 걸친 공동체를 대상으로 케어를 하겠다는 철학에 충실하고 있다.

‘고토엔’에 거주하거나 케어를 받고 있는 어르신들(65세부터 102세까지 120명)은 어린 아이들(1세부터 6세까지 60명)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삶에 또 다른 의미와 즐거움을 더한다. 또한 어린이 케어를 돕거나 이들의 멘토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역할을 함으로써 어르신들의 자존감과 독립감이 매우 높아진다. 동시에 아이들은 어르신들의 다정한 존재, 케어, 그리고 삶의 이야기와 경험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이는 조부모나 친척이 멀리 살거나 없는 일반적인 일본의 가정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고토엔’은 다세대 케어의 선구자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일본 내에서 최초로 치매 케어를 시작한 시설이기도 하다. 1991년에 시작된 이 케어 서비스를 통해 치매환자들은 다른 어르신과 같은 시설에 살지만 특별한 안전•보호 조치를 통해 움직임의 자유를 누리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관리 받는다.

‘코토엔’의 케어 서비스는 건물 안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근 지역에 혼자 사는 장애인이나 어르신들에게 집으로 찾아가 돌봐드리는 재가서비스까지 이어지며, 이는 160여 명의 직원과 200여 명의 자원봉사자를 통해 이루어진다. 자원봉사자 중 몇몇은 65세 이상이다.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나라인 일본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고토엔’은 다세대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지하여 고령사회에서 포괄적인 케어를 제공하기 희망하는 다른 나라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작성자: 에드워드 존스(Edward Johns) / 전 AARP 국제부 전 수석 고문(Senior Advisor)

자료제공: AARP International Affairs Department

번역: ㈜시니어파트너즈 전혜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