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준비의 최상의 방법은 은퇴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은퇴 준비로써 최고의 방법은 은퇴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은퇴라는 말의 영어가 retire다. 타이어를 새로 끼워 넣는다는 뜻이므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은퇴는 계속해서 일을 하는 것이다. 다만 일의 종류나 양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때로는 경제적 도움이 되지 않는 봉사 활동이나 취미활동도 그런 일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100세의 노인이 정정하게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쉽잖게 본다. 외국의 예가 아니라도 우리나라에도 100세의 어르신이 양복점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을 방송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다. 은퇴가 없는 영원한 현역이다. 전문적 기술을 가진 일이다.

그렇지 않은 일반인도 평생직장을 그만둔 후에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나이 든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대기업의 임원이었던 분이 바텐더로 변신하여 세인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한 분이 경비원으로 활동하시는 분도 자주 만난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조기 퇴직이 일어나고 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사라지고 있고 정규직이라는 의미도 점차 줄어가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직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일종의 재취업인 셈이다. 나이가 들어서 퇴직을 하게 되면 재취업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재취업을 하지 않고 봉사활동이나 취미활동 등으로 노후를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재취업으로 또 다른 노후를 보내는 것이 최상이다.

재취업은 쉽지 않다. 젊은이들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나이 든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을 수밖에 없다. 특히 종전의 직장을 다닐 때와 같은 마음과 자세로는 더욱 어렵다. 아파트의 경비원도 지원자가 많아 지금은 나이 든 사람은 써주지 않는다. 특히 대기업의 임원이나 공직생활을 하였던 사람은 지원에서 탈락의 우선순위다. 현직에서의 생활습관이 몸에 남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재취업을 위해서는 어떤 마음과 자세가 필요할까?

첫째는 마음의 변화가 필요하다. 종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의 직위나 직함 등은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려야 한다. 젊은 시절에 첫 직장을 들어갈 때와 같이 백지상태에서 도전하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나이 든 사람을 뽑는 회사라면 성격이나 인품이 원만하여 다른 직원들과 잘 어울리고 협조가 잘 이루어지기를 기대할 것이며 부여된 일을 확실하게 해주기를 바랄 것이다. 이에 부응할 수 있는 마음의 변화가 필요하다.

둘째는 전문적 지식과 기술, 능력 그리고 풍부한 경험이 중요한 요소다. 종합적 판단력이다. 전문적 기술 그리고 폭넓은 실무능력과 응용력을 두루 갖춘 풍부한 경험을 우선시된다. 나이 든 사람을 채용하는 기업의 요구사항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나이 든 사람을 고용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퇴직이 예정되어 있거나 은퇴를 한 후에 재취업을 하고자 할 때에는 평소에 이런 점을 감안해 두어야 한다. 일종의 스펙을 쌓는 일이다. 퇴직한 후에도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다. 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찬스애니멀, 즉 기회라는 동물은 뒤통수에는 머리칼이 없고 앞이마에만 머리털이 있어 지나가면 붙들 수 없다.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다.

셋째는 건강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는 조건이다. 여기에서의 건강의 개념은 육체적 건강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신체적으로 건강해야 하고 임무를 이행할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하며 일에 임하는 의욕과 적극성, 활동성이 있어야 함을 이른다. 다시 말해 신체적 건강과 사회적 건강 그리고 정신적 건강이 갖춰져야 한다.

이러한 마음가짐과 자세가 갖추어진 경우라면 재취업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더하여 그동안 다져 놓은 폭넓은 휴먼네트워크가 있다면 금상첨화가 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