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낸 세금 아껴 써주었으면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는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성 싶다. 얼마 전 수도권 모처를 다녀오면서 본 일인데 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비지땀을 흘리면서 육교 아래쪽에 있는 보도를 파헤치면서 공사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보도 주변을 살펴보니 공사를 당장 하지 않아도 될 것처럼 보였다.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시민을 위하여 우선으로 쓰이기보다는 하지 않아도 될 공사이며, 관청에서 돈을 댈 관급(官給) 공사를 굳이 함으로써 결국은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원성과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본다면 굳이 깨진 인도의 보도 불럭을 일부분만 교체해도 될 것을 가지고 전반적으로 다른 모양의 보도 불럭으로 교체한다든지, 공원의 잔디밭의 잔디나 계단을 일부만 교체해도 될 것을 전반적으로 파헤치고 새로운 잔디나 계단으로 바꾸어 놓는 경우는 낭비라고 생각한다.

이런 예들의 공사뿐만 아니라 아스팔트 공사, 가스관 공사, 상하수도 공사 지하철 공사 등을 하고 난 후에, 지하에 묻힌 통신 케이블 공사가 뒤늦게 시작되어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예산낭비는 물론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시민 통행에도 상당한 불편을 초래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낭비성으로 지탄받는 유사한 관급 공사를 하기에 앞서 주민의 편의제공을 위한 시설 확충이나, 물난리를 대비한 홍수피해 및 낙뢰 등 재해 예방과 같은 안전대책, 사회복지기금 등 시급한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순위를 정하여 예산을 조금이라도 낭비하지 말고 적절하고도 효율적(效率的)인 방법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주민들에게만 절전 절수 등을 비롯한 경비절약을 요구하기에 앞서 정부나 지자체부터 예산을 낭비하지 않고 아껴 쓰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우리가 낸 세금이 주민을 위하여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된다는 인식부터 먼저 심어주는 것이 주민들의 빈축과 불만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제언하는 바이다.

이러한 예산 낭비는 비단 지방자치단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중앙정부 및 공공기관에도 해당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앞으로는 이와 같은 낭비성 짙은 불필요한 공사가 번복되지 않도록 하여 국민과 시민의 불만과 원성(怨聲)을 듣지 않도록 우리가 낸 세금을 조금 더 아껴 써 주기 바란다.

<시니어리포터 정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