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를 돌보는 치매 전문 자원봉사자 일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우리나라 사람이 치매를 굉장
히 두려워한다. 보험회사에서도 치매의 불안 마케팅을 고조하여 치매 전문 보험도 생겨났다. 아직
은 막연히 불안해할 뿐 대책에 대해서는 대부분 손을 놓고 있다. 막연히 앞으로 의료기술이 발전
되어 알약 하나 입에 톡 털어 넣거나 예방주사 한방으로 예방될 것이라고 장밋빛 기대를 하는 사
람도 많다.
어떤 사람은 수술 기술이 발달되어 뇌 속의 질환 부분을 썩은 사과 도려내듯 도려내면 될 것이라고 생
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심은 다 겁을 먹는다. 나도 치매에 대해 획기적인 예방책이나 치료방법이 빨
리 나오길 기대하지만 아직은 기대는 기대일 뿐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의 고통은 대단하다.
치매가 어려운 것이 인간의 뇌에 관련된 병이고 바탕에는 신체기능 노화와 정신적 문제도 함께 있는
아주 복합적인 질병이다. 세월이 가도 간단히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모든 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
이다. 국가에서 발표한 치매 예방 10대 수칙을 보면 손과 입이 뇌의 기능을 움직이는 자극요소가 많으
니 이를 바쁘게 움직이고 머리를 써서 두뇌 활동을 많이 하고 담배나 술을 멀리하고 사람들과 자주 어
울리기를 요구하고 있다.
치매 환자 중 경제력이 있는 사람은 정부나 사회기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알아서 잘 처리 하므로
통계에 잡히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이유인지는 몰라도 우리 치매 센터에 등록되고 도움을 받는 치매
환자는 학력이 낮고 경제력이 빈약하고 가족들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
내가 속한 치매 센터에서는 월 1회 봉사자들이 모여 그동안 케어 성과에 대해 보고하고 함께 해결 방안
을 논의한다. 치매 환자의 가족관계와 경제적인 면 보호자의 능력과 관심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결론에 따라 병원이나 동사무소, 적십자사 등에도 도움의 손길을 요구하기도 한다.
치매 환자를 어떻게 케어 할 것인가를 교육도 받고 토론도 한다. 색칠하기, 간단한 덧셈 뺄셈해보기,
오늘 먹은 음식 반찬 알아맞히기, 고향 친구 이름 불러보기, 노래 따라 하기, 색종이 오려붙여서 그림
만들기 등등이 우리가 하는 치매 환자의 두뇌 훈련 방법이다. 가끔은 승용차에 태워 드라이브도 하고
동네를 걸어서 같이 돌기도 한다. 암 환자도 1기 2기가 있듯 치매 환자도 각기 증상도 다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원 등급을 받는 치매 환자는 증상이 심하다. 보험공단 재정상 초기부터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는 시키는 대로 잘 따라 하지 않고 금세 싫증을 내고 하지 않으려 한
다. 잘 움직이려고도 하지 않는다. 젊어서 고생한 분들이라 운동처럼 육신을 움직이는 걸 아주 싫어한
다.
나는 환자가 기분이 좋아지는 케어를 으뜸으로 친다. 우선은 기분을 좋게 손뼉 치고 알고 있는 노래를
같이 부른다. 송아지, 학교 종, 이런 초등학교 때 노래는 잘 알고 있다. 흘러간 옛날 가요를 아는 사람
도 있다. 본인이 잘하는 것을 칭찬하며 기분을 좋게 해야 한다. 기분이 좋아져서 환자가 웃으면 성공이
다.
<시니어리포터 조왕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