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늙는다. 특히 노년에 병이 들면 지낼 곳이 필요한데 그 곳이 바로 노인요양시설이다. 그런데 노인요양시

설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그 설립지역 주민들은 머리에 띠를 두르면서 반대를 외친다. 노인요양시설을 복지시설

이 아니라 혐오시설로 여기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지역 집값, 땅값이 떨어진다고 반대하는 지역집단이기주의가

나타나기도 한다.

여하튼 설립 반대 추세 탓에 그동안 도시 외곽에 건립되던 노인요양시설은 점차 의료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농촌지역에 설립되고 있다. 이는 농촌 복지를 증진시킨다는 이유로 지역행정이 손쉽게 허가를 해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양시설물은 주변과 어울려 체계적으로 설립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산발적인 허가 등으로 농촌 군데군

데에 생겨났다. 문제는 설립 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폐쇄, 흉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이처럼

농촌지역에 들어서는 노인요양시설은 몰지각한 농촌지역 지자체의 복지행정과 맞물려 또 다른 사회문제를 만들

어가고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9~2011년 장기요양기관 취소 현황을 보면 2008년 2건이던 것이

2009년 9건, 2010년 87건, 2011년에는 무려 181건으로 급증했다.

엄격한 심사 없이 노인요양원을 지역에 많이 유치하면 복지농촌이 된다고 생각하는 지역 행정은 농촌의 특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자연이 가득한 농촌을 농촌답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설립요건기준에만 맞

으면 설립해주는 지역행정의 처리 방식 때문이다. 이는 아름다운 자연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물론 노인요양시설을 많이 건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노인복지시설 건

립하고 사후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하는 것이다.농촌 지역 복지행정 담당자들이 요양원 관련 업무를 처리할

때 이런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손용석·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