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소위 ‘정년 60세 연장법’(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 개정안)이 4월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환경노동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전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개정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개정안은 사업주가 정년을 이유로 60세 이전에 해고할 경우 부당해고로 처벌토록 했다. 공공·민간 부문 근로자의 ‘정년 60세’ 의무화 조치는 오는 2016년부터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하되 2017년에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현행법에는 정년 60세가 권고 조항으로만 돼 있어 강제력이 없다.

개정안은 또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노조는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의무화했다. 임금체계 개편에는 임금피크제 등 임금 조정 조치가 포함된다. 하지만 여야는 개정안에서 임금피크제와 같은 구체적인 방법을 명문화하지 않고 ‘임금 체계 개편’으로만 표현했다.

이는 개별 근로계약에 대해 법에서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일률적으로 규정하기엔 문제가 있다는 것이 법안심사소위원회의 판단이다. 임금체계 개편 과정에서 노사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조정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또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하여금 정년 60세 이상 연장 사업주나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지원금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방안은 2016년 1월 1일부터 공공기관, 지방공사, 지방공단, 상시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고 2017년 1월 1일부터는 300인 미만 사업장, 국가 및 지자체에도 적용된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4월 29~30일 본회의 의결에서 통과되면 최종 확정된다.

개정안은 급격한 고령화와 수명 연장에 따라 고령층의 고용안정과 소득보장을 강화하고 정부의 복지부담을 덜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가 공통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항이기도 하다. 정년 60세 의무화에 대해 노동계는 환영하고 있으나, 경제계는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청년실업에 따른 세대 간 일자리 갈등 소지가 있다면서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편, 정년 연장이 근속연수가 비교적 긴 공기업 직원들에게는 상당히 유효하지만 근속연수가 10년에도 못 미치는 대다수 일반기업 직원들은 기대했던 혜택을 보기가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있다. 재벌 및 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10대 대기업그룹의 93개 상장사와 9개 공기업 직원들의 근속연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9개 공기업의 근속연수는 평균 15.0년인 반면 10대그룹 직원들은 9.36년에 불과했다.

대기업 직원들은 30세에 입사한다 해도 대부분 40세 전후에 퇴직을 하게 되며 40세를 넘긴다 하더라도 40대 후반에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자리를 지키기가 힘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