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빈곤계층은 병마와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을 선택하고, 사회복지대상자를 발굴하여 복지서비스를 전달하는 사회복지공무원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더 이상 동맥경화에 결려 있는 사회복지전달체계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됨을 이들의 주검을 통해 다시한번 더 확인한다.

특히 온 가족이 함께 동반 자살한 것은 사회적으로 더 큰 충격이다. 대구서만 최근에 부인의 병마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두 아들과 함께 40대 가장이 자살했고, 지난 1년간 온 가족이 함께 자살하거나 시도한 사례만 4건에 이른다. 

전자는 전혀 복지혜택을 받지 못했으며, 후자의 경우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정도 있었다. 이는 현재의 복지가 우리 삶에 현실적인 도움이 되지 않음을 역설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이다.

또한 올해 들어 3명의 사회복지공무원도 자살을 했다. 사회복지인력을 충원해 찾아가는 복지를 하겠다고 하지만, 최근 5년간 사회복지대상자는 160% 늘었지만 인력은 고작 5% 증가에 머물렀다. 쏟아지는 행정업무에 치여 찾아가서 복지대상자를 발굴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상자를 발굴하여 복지서비스를 전달하는 복지공무원도 자살하고, 복지대상자들도 자살하는 이 비극을 동시에 멈출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최우선 과제로 강조한 '국민 맞춤형 복지'를 하기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대책과 변화가 요구된다.

이제, 적어도 의료, 교육, 빈곤의 문제는 국가와 지방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OECD 평균정도라도 공공서비스 인력을 확충하고 복지예산을 대폭 증액시켜야 한다. 그래야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 복지서비스 공급자, 대상자와 이용자 모두가 죽어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길 바란다.

2013년 4월 25일 
우리복지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