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이야 말로 가장 행복한 연령대
고령자는 그동안 행복보다는 불행한 연령대로 생각해 왔다. 노인이라고 하면 할 일 없는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사회와 가정에 부담만 주는 세대로 생각해 온 것이 우리의 문화였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연구에서 노년이야 말로 인생 여정 중 가장 행복한 연령대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미국 시카고대학 사회학 교수인 양양 박사는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행복해진다”고 그의 연구논문에서 밝히고 있다. 같은 대학 사회학 교수인 콘웰 박사는 “나이가 들면 사회활동이 많이 위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활동을 넓게 정의하면 노년은 고독하고 쓸쓸하다는 생각과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며 양양 박사와 같은 연구결과를 내 놓았다.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교실의 찰스 교수는 23년간 관찰한 결과 “정서적 행복은 나이가 들수록 계속 성장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행복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극히 상대적
행복(幸福: Happiness)의 사전적 의미는 심신의 욕구가 충족되어 조금도 부족감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행복이란 욕구가 만족되어 부족함이나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해 하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하지만 그 상태는 주관적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느끼는 행복감은 다르기 마련이다. 행복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극히 상대적이란 이야기다.
심리학자 매슬로는 “사람의 욕구는 어느 단계를 달성하게 되면 계속하여 더 높은 단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절대적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행복이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보다 행복감을 더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행복을 날려 보낼 뿐 아니라 노화도 촉진한다.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과 인생 상담사 코언은 2002년 1,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18년간 실시한 실험을 통해 ‘행복은 인생관·적응력·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을 나타내는 P(personal), 건강·돈·인간관계 등 생존조건을 가리키는 E(existence), 야망·자존심·기대·유며 등 고차원 상태를 의미하는 H(higher order) 등 세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하였다.
행복은 기본적인 생존조건이 가장 중요하고 다음이 고차원 상태, 개인적인 특성 순이란 이야기다. 또 이들은 생존조건인 E가 개인적 특성인 P보다 5배 더 중요하고, 고차원 상태인 H는 P보다 3배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여 행복지수를 P+(5xE)+(3xH)로 공식화하였다. 이들의 주장도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절대적인 빈곤을 빼고는 행복이 상대적임을 말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내가 상대적으로 어떤 상태에 있는가에 따라 ‘행복하다’ 또는 ‘아니다’를 결정한다.
젊은 사람이라 해서 결코 행복하지 않아
우리는 그동안 노년에 쇠락해가는 육체적 기능과 외형만을 바라보고 노년의 삶은 초라할 것이라 생각해왔다. 젊은 사람은 물론 고령자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일반적인 생각과 정반대임이 비록 외국의 사례이지만 연구결과로 드러났다.
스탠포드대학 심리학 교수인 카스텐슨 박사는 고령자가 앞으로 더 행복하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즐겁게 지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앞으로 100세까지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라. △집에서나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삶의 목표를 늘 생각하라. △새로운 활동과 새로운 관계를 맺도록 노력하라. △한 가지 일이나 직업에 감정적인 에너지를 집중하지 말라고 주문하였다.
베푸는 봉사의 삶이 보람을 한 단계 격상
또한 노년이 행복과 보람으로 한 단계 격상되려면 그동안의 경험을 후대에 전하고 베푸는 봉사의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 세대의 책임은 ‘잘 늙는 것’만이 아니라 경험을 가지고 선하고 행복한 무언가를 만드는 데 있다. 이 일이야 말로 삶의 보람과 기쁨을 한 단계 격상시킨다.
프랑스의 저명한 심리학자 마리 드 엔젤은 “늙음의 의미는 성과가 아니라 성숙”이라 했다. 늙음의 의미는 자신의 존재를 완성하는 것이란 것이다. 노년은 이런 의미에서 인생의 황금기(Golden Age)이다. 우리 모두 노년의 행복을 찾아 누리자.
이광영
한국골든에이지포럼 상임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