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은 남쪽보다 봄이 천천히 옵니다. 지금 충남 예산 시골집 주위에는 봄나물 여린 싹들이 돋아

나고 있어요. 봄비가 내리는 주말에 여린 잎사귀들을 채취하러 시골집 주위를 돌아다녔습니다. 한데서

추운 겨울을 지낸 산야초가 건강에 좋다는 것 알고 계시죠?

 

시골집의 산야초와 건강요리 비법을 알려드릴게요. 고들빼기와 우측의 질경이(차전초)는 여린 잎을 살

짝 데쳐서 나물로 먹지요. 산야초는 봄비와 햇살을 받으면 하루가 다르게 자랍니다. 여린 잎은 나물로

먹고 조금 자라면 설탕과 1:1로 혼합하여 산야초 효소를 담습니다.

 

설탕과 혼합한 산야초는 90일 숙성 후에 건더기는 건져내고 다시 2차 숙성에 들어가는데요. 설탕 독이

완전히 사라진 3년 후에 설탕이나 물엿 대신에 음식 조미료로 사용하거나 물에 희석하여 건강음료로

마십니다. 겹 삼잎 일명 키다리 국화라고 부르는 산야초는 키가 일 미터 이상 자라고 주먹만 한 노란

꽃송이가 핍니다.

이른 봄에 여린 잎사귀는 솎아서 살짝 데친 다음에 된장과 산야초 효소를 넣고 나물로 무쳐 먹습니다.

지금은 농업기술의 발달로 일 년 내내 하우스 재배 채소를 먹을 수가 있지만, 시골집 텃밭에 제초제(풀

죽이는 약)를 안 하면 봄에는 각종 산야초가 자랍니다.

 

매화가 봄비 속에 꽃망울을 하나둘 터트리고 산나리의 잎사귀가 무럭무럭 자랍니다. 조만간에 코끝에

향기를 듬뿍 선사할 천사의나팔꽃도 어린 잎사귀를 키우고 있어요. 달콤한 박하향이 나는 치자나무도

봄비를 맞고 있네요. 항아리 속에서 숙성 중인 보약 산야초 효소입니다. 해마다 텃밭에 나는 각종 산야

초로 효소를 담는데요. 30십여 종류가 들어간 보약 산야초 효소입니다.

봄이면 큰 항아리 속에 냉이, 민들레, 쑥, 질경이, 두릅, 미나리, 당귀, 익모초, 씀바귀, 개 복숭아 등 꽃

이 피기 전에 산야초를 채취한 다음에 설탕과 버무려 항아리 속에 차곡차곡 넣습니다. 사람은 나이가

듦에 따라 몸속의 효소가 감소하고 면역력이 약해져서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운데요. 산야초 효소는

우리 몸속의 효소와 미네랄을 보충해서 건강을 유지해 준다고 하네요.

금방 채취한 신선한 민들레에 초고추장과 각종 양념을 넣고 산야초 효소를 한 국자 넣습니다. 민들레

는 꽃봉오리가 올라오기 전에 여린 잎사귀를 채취해서 생 잎사귀를 무쳐 먹으면 식감이 좋고 건강에

좋은 나물이랍니다. 해마다 아름다운 주황색 꽃을 선물하던 집 앞의 원추리 식물은 먹는 나물인 줄 몰

랐는데요. 집 앞을 지나가는 어르신이 "저것 맛있는 나물인데 크기 전에 얼른 먹어라". 고 하셔서 이번

에 나물로 만들어 먹었는데 정말 맛이 좋았어요.

원추리 여린 잎사귀를 자른 다음에 끓는 물에 살짝 데쳐요. 살짝 데친 원추리에 초고추장, 참기름, 파,

마늘, 산야초 효소 조금 넣고 조물조물 무쳐 먹으면 원기도 돋우고 봄에 잃기 쉬운 입맛을 회복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집 앞 텃밭이 채소백화점에요. 음식 만들다가 뛰어가서 파 뽑아서 숭숭 썰면 하얀

진액이 그대로 흐르는 것이 보입니다.

쑥은 다 아시죠? 여린 쑥 잎사귀를 솎아서 양파와 밀가루를 넣어요. 튀김가루를 조금 넣고 부치면 바삭

한 맛이 쑥 향기와 잘 어우러집니다. 쑥 향이 가득 밴 쑥전과 새콤달콤한 원추리나물, 그리고 아삭한

민들레 나물을 먹으면서 역시 귀촌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골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주변에 먹거리들이 많아서 생활비도 절반으로 줄어들지요. 지금 시대는 독

을 돈 주고 사 먹는 시대라고들 합니다. 이유는, 빛깔 좋은 과일이나 채소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제초제나 농약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하는데요. 앞으로는 유기농 재배를 하지 않고는 국민건강을 책임

지기 어렵습니다. 바른 먹거리 생산을 위해서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원활한 소통과 믿음이 전제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