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어릴 적부터 잘못 길들여진 버릇은 나이가 들어서도 고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측면의 얘기로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일찍 몸에 밴 좋은 버릇은 늙어서도 삶을 좋게 만든다는 말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도 했다. 오랫동안 몸에 익숙한 것이나 체험을 한 것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한동안 쉬었어도 다시 시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삶의 중요가치로 떠오르고 있는 건강을 위한 운동도 습관이 아닐까? 젊은 시절부터 운동을 시작했던 주변의 사람들은 나이 들어서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기에 말이다. 건강한 삶을 위한 신체적 운동은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됐다. 건강을 지키거나 가꾸어가는 기본적인 틀이다. 맨손체조, 걷기, 등산, 헬스, 자전거 타기, 조기축구, 요가, 단전호흡 등의 다양한 운동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동참하고 있다. 휴일이면 주변의 산들이 인파로 넘치고 강변의 자전거 길이 은빛 바퀴의 물결을 이룬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만들어 놓은 체력단련장에 온종일 사람들이 붐빈다. 건강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실천하였거나 시도하려고 마음먹고 있는 것이 운동일 것이다. 운동도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듯 젊은 시절부터 시작한 경우는 나이 들어서도 세 끼 식사하듯 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는 운동의 중요함을 알면서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나 보다.

나이가 일흔을 넘긴 이웃에 사는 지인 한 분은 건강이 좋지 않다. 식탐은 많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몸무게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비만이다. 허리둘레가 보통이 아니다. 운동을 하여 몸무게를 줄여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리고 건강의 중요성을 실감도 했다. 왜냐하면 간경화로 딸의 간을 이식받은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간이식 수술을 받고 정상회복이 된 후에는 며칠 간 주변의 낮은 산을 걷기도 했다. 며칠 가지 못했다.

가족들이 귀찮을 정도로 가벼운 운동이라도 하기를 권유하였지만 아침 산책도 하지 않는다. 가족들도 지금은 아예 포기하였다. 몸무게가 늘어나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싫은 이유도 있고 운동에 대한 의지도 약해서이기도 하지만 운동을 하여 본 경험이 없었던 것이 중요 요인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분과의 대화를 통해서 보면 그런 과거의 생활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청소년에서 청장년 시절까지 직접 몸으로 하는 어떠한 운동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직장도 온종일을 넓지 않은 공간에서 주로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약방에서였다. 그렇기에 몸을 움직여 하는 운동은 서툴며 어색할 뿐만 아니라 귀찮아지는 것이 당연하고 몸무게가 늘어나게 되어 움직임 자체가 더 싫어질 수밖에 있겠는가?

운동도 일찍부터 습관을 들이게 되면 은퇴 후에도 일상의 버릇처럼 이어갈 수 있어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아침 산책길에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여든이 되어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은 지금도 아침마다 마라톤을 하고 계신다. 젊은 시절부터 하여왔다고 했다. 은퇴를 준비하거나 은퇴를 한 후에도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몸이다.

건강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억만금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건강이 전제되어야 하고 그래야 하고 싶은 일이나 먹고 싶은 것을 즐길 수 있다. 슈퍼마켓에서 돈만 있으면 뭐든지 살 수 있는 필수품처럼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필요하면 곧장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근래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되는 성인병이라고 불렀던 대사증후군의 요인 중 가장 큰 것이 운동부족을 들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움직임이 싫어진다. 또한 기력이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기에 더욱 그런 현상을 보인다. 젊은 시절이나 은퇴 전후에 시작하지 못한 운동의 습관은 은퇴 후에 시작하기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으니 건강을 위한 자신만의 운동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주변에 많이 설치된 운동기구에 한두 번 매달려도 보자. 아니면 가벼운 배드민턴 채 한 벌을 사서 부인과 함께 공원에서 놀아 보자.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는 어느 분은 이런 운동법을 권유하였다. 지하철을 타고 갈 때에 앞발로 선 후 항문에 힘을 주고를 반복해보라고 한다. 운동은 어느 곳에서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시간과 장소나 어떤 장비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선은 그 시작과 버릇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일찍 버릇을 들이면 들일수록 좋다. 나도 그동안 내팽개쳐 두고 옷걸이로 사용했던 제자리 걷기 겸 자전거타기 형태의 운동기구를 꺼내어 거실 한쪽에 두고 시간이 날 때면 이용하고 있다. 시작한 지 제법 시간이 지났다. 현재는 버릇처럼 매달린다. 운동의 습관을 들이는 일은 은퇴 후의 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