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과 법원의 의족파손에 대한 산재처리에 반대하며 의족 등 장애보조기구를 신체의 일부로 인정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010년 12월 의족을 착용하고 있던 양모 씨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제설작업을 하던 중 의족이 파손돼,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과 법원은 파손된 의족을 신체의 일부로 인정할 수 없다며 요양급여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 최동익 민주통합당 의원은 27일 이룸센터 교육실1에서‘장애인보조기, 신체의 일부가 될 수 없는가’ 주제 토론회에서 의족의 신체 일부 인정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남세현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조교수는“법률 및 국제기술표준 용어에 기반할 때 의족은 신체 기능을 대체하는 제품으로 정의돼 있다”며 “장애인에게 있어서 의족은 신체의 기능과 외관을 복원하는 신체 일부와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의족은 안경, 목발 등의 기구와 달리 민감한 신체 손상 부위에 직접 접촉되는 특성을 갖고 있고 사용상의 번거로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신체에 장착할 만큼 사용자에게 절대적인 의존성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전동휠체어 서울광장 잔디밭 출입제지’에 대한 진정 건에 대해 잔디가 손상된다하더라도 공공시설을 향유할 권리를 가진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고려, 출입을 허용했다”라며 “이는 전동휠체어를 개인의 신체 다리역할로 인정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비원과 같은 특정 직업의 수행에서의 의족은 업무 수행의 핵심적 기능”이라며 “이 기능을 잃을 시 경제적·심리적 자립까지 흔들리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기초생활수급 혹은 산업재해보상보험료 지원 등으로 국가와 사회의 더 큰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조원희 법무법인(유)태평양 변호사는“원심판결에서 의족이 탈부착이 되고 신체의 기능을 대체하지 않고 보조하는데 그치므로 신체 일부로 보기어렵다고 판결했으나, 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근로자로서 의족을 착용해 신체의 완전성을 확보하고 비장애인과 똑같은 근로활동을 하고 있는데 원고를 비장애인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고의 의족은 근로를 하는데 있어 살과 뼈로 이뤄진 다리와 전혀 다름없는 동일한 기능을 하고 있다”며 “원심판결은 근로자 보호와 근로자 복지증진을 위한 산재보험법의 입법취지에도 그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의족착용 당사자 양 씨는 “의족이 없으면 일을 못하고 이는 결국 생계의 문제까지 이어진다”고 밝혔다.

또 “비장애인과 똑같이 일하는데 비장애인의 다리는 산재처리가 되고 의족을 착용했다고 산재처리가 안 되는 현실이 너무 이해가 안 된다”고 유감스러워했다.

김윤태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교수는 “의족을 신체에 부착하려면 장기간의 관찰·관리를 요하고, 재활기간도 길어지며 위생관리나 통증 문제, 고비용 부담문제 등 여러 한계가 있는 실정이고 국내에서는 상용화돼있지 않아 거의 임상에서 적용할 수 없으므로 탈부착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김장환 한서대학교 재활과학기술학과 교수는 “원심판결은 보조기구를 사전적 의미만을 전제한 것”이라며 “실제 보조기구 착용자들은 원래대로 또는 비장애인처럼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없을 때 신체를 대체하기 위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김장환 교수는“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근로자를 원직 복귀 혹은 재취업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고 제기했다.

뉴스출처 : 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