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자격이 없는 교사나 사무직원을 원장 직무대리로 임용하고, 정부보조금을 횡령하는 등 사립유치원의 백화점식 비리 백태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특히 교육청은 자체감사규정에도 불구하고 전체 사립 유치원에 대해 종합감사를 한 번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부산·대구·인천·대전교육청을 대상으로 사립유치원 지원관리 및 운영실태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하고, 유치원 설립·운영 부당 등 관련자를 징계·고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대구교육청 관내 17개 유치원은 유치원장 자격증을 빌려 유치원 설립인가를 받은 후, 원장자격이 없는 교사나 사무직원을 원장 직무대리로 임용해 유치원을 운영했다.

교과부는 지도·감독을 소홀히 한 교육청 관련자 23명을 경고하고, 설립자 17명을 유아교육법 위반으로, 자격대여자 17명을 자격기본법 위반으로 각각 고발하도록 대구교육청에 통보했다.

대구교육청 관내 A유치원은 교육청이 지원한 2010학년도 3분기 유아학비지원금 6920만원을 유치원 인수 자금 일부로 사용했다.

부산·대전교육청 관내 5개 유치원은 유치원 운영비 등 2억7336만9000원을 사적용도 또는 용도불명으로 사용했다.

인천교육청 관내 7개 유치원은 설립자·원장 등을 교사로 허위 임용 보고하거나 국외 장기체류 교사를 근무자로 해 교육청으로부터 처우개선비(1686만5000원)를 부당 수령했다.

교과부는 원장 등 6명을 징계, 원장 등 3명을 경고하고, 부당 집행된 2억9023만4000원을 회수하도록 하는 한편, 설립자 2명을 사기혐의로, 원장·교사 6명을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각각 고발하도록 해당 교육청에 통보했다.

인천교육청 관내 11개 유치원은 국외 장기체류로 근무하지 않은 교직원 12명에게 급여 2억9883만3000원을 부당 지급하고, 9개 유치원은 근무하지 않은 교직원 9명을 건강보험에 가입시켜 국가가 건강보험료 475만7000원을 부담하게 했다.

교과부는 원장 11명을 경징계하고, 부당 지급한 급여 및 국가부담금 3억359만원을 회수하도록 인천교육청에 통보했다.

부산교육청은 관내 B유치원이 조리실을 교실로 무단 용도변경하고, 설립자 자신의 딸 소유 토지를 본인소유로 해 학급증설을 신청했는데도 이를 인정해 학급증설 인가했다.

교과부는 교육청 관련자 3명을 경징계하고, 1명을 경고하도록 부산교육청에 통보했다.

대구교육청 관내 C유치원 설립자 D씨는 유치원을 매매하고도 타인에게 증여한 것처럼 허위계약서를 작성해 설립자를 변경했다.

인천·대전교육청 관내 6개 유치원 설립자는 유치원을 타인에게 부당하게 매도하고, 인천·대전교육청 관내 9개 유치원은 교지, 교사 등 교육용 기본재산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

교과부는 교육청이 교육용 기본재산이 담보로 제공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지도하도록 하는 한편, 향후에는 매도 및 담보제공 등 위법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고발하도록 통보했다.

교과부는 4개 교육청 모두 교육청 자체감사규정에서는 사립유치원에 대해 정기적으로 감사하도록 돼 있는데도 종합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앞으로 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연간 감사계획에 포함해 정기적으로 감사하도록 통보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에 대한 종합감사 시 사립유치원 운영 실태를 철저히 점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사립유치원 운영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15일 성명을 통해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비리들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사립유치원에 대한 운영 실태를 추가적으로 감사하고, 즉각적으로 위법 유치원에 대해 고발조치 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일벌백계 차원에서 교육청 공무원을 엄중 문책할 것”을 요구했다.

출처 : 복 지 뉴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