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6일 인사청문회에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담배값 인상에 찬성한다고 밝히면서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진 후보자는 술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무조건' 찬성한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소극적인 입장입니다. 정무적 판단이 서서 시행하겠다면 못할 것도 없지만 과거 경험상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이유에서 입니다. 술, 담배, 도박, 경마 등에 붙는 세금은 ‘죄악세’라고 부릅니다.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붙는 세금이라는 뜻이지요. 이런 맥락에서 보면 세금을 많이 올려도 별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문제는 담배와 소주의 소비계층은 주로 저소득층이나 일반 서민들이라는 점입니다. 진 후보자의 발언 후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는 '정부가 국민 건강보다는 재정 수입을 위해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반대 의견이 많이 올라온 배경입니다.

그러나 경제 주무부처인 재정부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더 크게 보는 것 같습니다. 재정부는 이미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담뱃값 인상을 검토했었습니다. 당시는 금융위기 직후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세수 확충 차원과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봤습니다. 그러나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논의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담배와 술 가격 인상에 대한 주된 비판은 "친서민 품목에 대한 증세"라는 것입니다. 주소비층인 저소득층이나 일반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세수를 확보하려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비판 논리는 물가상승입니다. 담배는 물가 구성품목 483개 중에서 21번째로 가중치가 높고 이는 돼지고기와 비슷한 비중이라는 게 재정부의 설명입니다. 일부에 적용되는 것이긴 하나 담배재배 농가들의 수입 감소도 문제입니다. 엽연초(입담배) 생산농가는 현재 약 5000가구나 됩니다. 가뜩이나 담배 소비가 줄고 있는 추세인데 복지부의 의도대로 흡연율이 크게 줄면 담배를 재배하는 농가들의 소득도 타격을 받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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