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1년간 워싱턴 DC의 거칠고 남을 두들겨 넘어뜨리는 저널리즘의 생활에서 나는 친구보다는 적을 많이 만들었지만 뇌종양에 걸린 후에는 친구가 더 많이 생긴 것 같다."

지난 7월 뇌종양 진단을 받은 후 은퇴를 선언했던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논객 로버트 노박(Novak·77·사진)이 돌아왔다.

노박은 6일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어떻게 뇌종양이 내 인생을 변화시켰나'라는 칼럼에서 지난 두 달간 자신에게 생긴 변화를 담담히 묘사했다.

워싱턴 DC의 자택에서 요양 중인 노박은 그동안 자신의 칼럼으로 인해 불편했던 정치인을 포함해서 다방면의 사람들로부터 완치를 바라는 격려와 기도 약속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정책에 대한 자신의 비판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지난달 15일 오전 7시24분에 전화를 걸어와 통화했다고 말했다. 노박은 "그 대화는 비록 1분 동안 이뤄졌지만 그의 신앙심 깊은 걱정은 감동적이었고 매우 고마운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에 앞서 듀크대에서 뇌수술을 받은 에드워드 케네디(Kennedy) 상원의원의 부인이 전화를 걸어와 같은 곳에서 수술받을 것을 권했다고 전했다. 케네디 의원은 미국 진보주의의 상징처럼 각인돼 있는 인물로 노박과는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 노박은 "케네디 부부는 누군가가 생명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정치, 이데올로기적인 차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박은 뇌종양 때문에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시보레 코베트 자동차를 팔았으며 다시는 운전을 못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이프라이터를 내게서 빼앗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명기한 수정헌법 1조를 바꿔야만 가능할 것"이라며 기자 직(職)에 대해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1963년 시카고 선타임스를 통해 칼럼을 쓰기 시작한 노박은 자신의 칼럼에 심층 취재 정보를 담아 정치권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미국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정보 조작을 비판한 조지프 윌슨(Wilson) 이라크대사의 부인이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이라는 것을 폭로, '리크 게이트'의 단초를 제공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