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가 폐암 말기 상태로 4년 넘게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거동도 거의 못하고 편마비 상태로 와병생활을 하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의한 방문요양서비스를 신청했다.

파견된 요양보호사는 기술적으로 상당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매우 훌륭했다. 이를 지켜본 우리 가족들 모두는 노령화사회에 있어 이 제도의 필요성과 함께 요양보호사의 역할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절실하게 깨닫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가족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지난해 7월1일부터 시행되어 아직 1년이 채 되지 못했지만 일반 국민 속에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다.

제도의 도입과 함께 장기요양 시설에 대한 투자와 고령친화적 복지용구 생산 등이 이루어지면서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서비스 분야에서의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 반드시,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들도 적지 않다. 특히 서비스 공급자인 요양보호사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것은 절실하다.

현재 우리나라 요양보호사들은 대부분 40, 50대 여성들인데 그들의 근무여건은 너무나 열악하다.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의 불안정, 초기 요양보호사 과잉배출로 인한 일자리 부족과도 연관이 있겠지만 근로기준법이 무색할 정도로 야간 근무를 포함해 장시간의 과중한 근로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속담에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했다. 핵가족화 및 노령화가 진전될수록 이런 현상은 보다 가중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필요한 것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따른 요양보호사의 역할이다. 그런데 요양보호사 자신이 열악한 근무여건에 시달리는 현 실정에서 그들에게 사명감과 인내심만을 강요하여 그 역할을 수행토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 국민이 만족할 만한 요양보호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 서비스를 수행할 전문가인 요양보호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박은주 도여약사회장